CEO 동정
김상래 대표이사, 삼성증권 사외보 Fn Family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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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2/04
- 행복한 세상을 일구는 글로벌 리더
성도GL 대표 김상래
글_편집실, 사진_박종범 자유사진가
발문_ 고대 로마의 재상으로 여러 예술가를 후원했던 인물 마에케나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프랑스어 메세나(mecenat). 이는 기업이 문화예술분야의 지원을 통해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에 도움이 주는 활동을 칭한다. 메세나의 본고장이라 일컬어지는 미국 뉴욕으로부터 시작된 이 기업 활동은 최근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현재 한국메세나협회에 가입된 메세나 기업은 약 200사 정도. 그중에서도 국내 인쇄산업을 이끌어가는 "성도GL"은 여러모로 눈에 띄는 기업 중 하나다. 높은 수익창출을 시작으로 모든 직원들이 행복해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메세나 활동을 통한 다양한 사회공헌까지. 불과 직원 50여 명의 기업 규모로는 다소 벅차 보일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34년째 모든 기업 종사자들에게 본보기가 될 역사를 써 나가는 중인 성도GL. 그 안에는 바로 김상래 대표가 있다.
본문_ 김상래 대표와 인터뷰가 있던 날, 그의 책상 주변에는 인터뷰를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 동안 공을 들인 흔적이 남아있었다. 작은 질문에도 성실한 답변을 해주고자 펼쳐본 자료들과 생각을 정리한 노트까지. 이처럼 작은 인연에도 온 힘을 다해 임하는 김상래 대표의 자세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대변해준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지요. 사람과 사람 간의 만남은 기업을 경영하는 자리를 떠나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작은 만남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곧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 아닐까요?" 환한 미소로 일행을 반긴 김상래 대표의 말 한마디는 작은 인연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실려 있었다.
변화와 도전의 시간, 성도GL의 CEO로 소통하다
김상래 대표는 인쇄 전문 기업의 CEO로서는 다소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미국에서 MBA 학위를 받고 세계 최대 금융회사 "시티은행"과 화학회사 "다우케미칼"에서 14년 동안 근무, 일찍이 국외 유명 기업의 임원직을 맡았던 그.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던 그가 1996년 갑자기 국내 인쇄업계에 뛰어든 이유가 궁금했다.
"다국적기업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세계를 무대로 근무할 수 있었던 경험은 제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훌륭한 기업들의 경영 노하우나 국제적인 감각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된 일이었죠. 그러던 중 성도GL의 설립자이시자 아버지의 권유로 성도GL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키워내신 성도GL을 국제적인 기업의 일원으로서 제가 배우고 느꼈던 것들과 한국적 가치를 통합한 새로운 경영모델로 만들어 성공시키는 작업이 보람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의 부친은 항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국가 발전을 생각하고 중요시했다고 한다.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사회에 베풀어야 한다는 부친의 생각은 그에게 경영인이 갖춰야 할 사회적 신념을 심어줬다. 김상래 대표가 성도GL의 가족이 된 것은 올해로 12년째. 하지만, CEO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은 그로부터 6년 후였다. 실무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만들어 가던 지난 6년은 배움을 게을리 않는 그를 원칙을 지키는 CEO로 성장시켰다. 단순히 가업을 계승하는 사람이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 성도GL의 일원이 된 것이다.
평소 변화와 도전을 위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김상래 대표는 경영에 있어 "원칙중심의 리더십"을 지향한다. 기업은 이익을 창출해야만 하는 일차적 목적을 지니고 있으나, 높은 도덕과 윤리적 표준을 토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경영은 하나의 종합예술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공통된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기업 안에서 핵심은 바로 리더십입니다. 리더십은 조직의 DNA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칙이 흔들리면 제대로 된 경영은 있을 수 없습니다. 원칙을 갖춘 기업의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은 많지만, 그 중 첫 번째를 꼽으라면 단연 소통의 능력 아닐까요?"
리더인 자신부터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과 헌신을 조직원에게 보여주려고 늘 고민한다는 그. 평소에도 직원들과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이메일이나,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보통 기업문화는 업무나 이해관계만으로 이뤄진 인간관계가 느껴진다면 성도GL 구성원들은 원활한 "소통문화"를 통해 가족 같은 분위기를 띤다. 즉 김상래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경영"이 기업의 성장과, 직원들의 애사심을 키운 것이다.
인연을 견고하게 만드는 경영
성도GL은 체계적인 업무 매뉴얼은 존재하지만, 수직적 계층 관계가 없다. 업무의 특성에 따라 구분한 조직도 대신 "우리의 인연"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영업부를 "고객성장혁신부"로, 기술부를 "기술성장혁신부" 또는 "오늘 현재를 직시하라"라는 뜻의 라틴어 "까르펨디엠"으로 부르는 ‘특별한 언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경영이 조직원을 바탕으로 맺어진 많은 사람들의 인연들로 성취된다는 강한 믿음이 있습니다. 조직원이 회사를 통해 기쁨을 얻는 조직문화는 기업경영의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리더는 조직원들의 복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훌륭한 기업에는 역량이 높은 인재가 많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성도GL 직원들은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고 살아가는 이가 없다. 생산성이 높은 업무만큼 그에 따른 자기계발은 필수. 물론 이 과정은 모두 회사에서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단적인 예로 전 직원이 사용하는 프랭클린 플래너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성공의 열쇠임을 직원들에게 알려주고자 한 그의 배려 중 하나. 휴가를 반납한 직원의 경우, 인사고과 명단에 포함시킨다는 농담 섞인 그의 말 속에는 직원들의 휴식까지 신경 쓰는 가슴 따뜻한 CEO의 마음이 녹아있다.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야말로 국가 발전을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상래 대표는 직원들에게 "삼더정신"을 늘 강조한다. 이는 "더 똑똑하게", "더 빠르게", "더 즐겁게"라는 의미로 조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은 이들이 낸 수익 일부를 다시 돌려주는 복지시스템을 만든 김상래 대표가 직접 지은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상래 대표가 단연 돋보이는 점은 바로 조직원의 일상생활 속 작은 행사까지 꼼꼼히 챙겨 준다는 것. "훌륭한 일터는 행복한 가정을 가능케 해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리더가 직원 가족들의 행복을 일궈주는 게 당연하지요." 그는 직원 가족들의 교육 , 의료 지원부터 가족동반 뮤지컬 관람, 특별한 날을 맞은 직원에게 책과 편지 전달, 직원들의 지인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송년의 밤 행사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계획하기로 유명하다.
"물론, 회사 내에도 다양한 행사가 있습니다. 매월 한 번씩 전 직원이 참여하는 등산모임이나 친목을 다지는 삼더타임 행사가 대표적입니다. 정기적으로는 고객들을 초대하는 행사를 마련하기도 하지요.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조직원들과 고객 간의 정이 쌓이다보면 회사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집니다. 함께 하는 이들이 행복할 때 기업은 성장할 수 있지요."
직원의 생일날, 그를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는 이야기는 성도GL이 34년이란 긴 시간 동안 단단하게 성장해올 수밖에 없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더 넓은 세상과 행복한 만남
늘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며 남들이 걷지 않는 길에 발을 내딛는 김상래 대표.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1년 365일 동안 스케줄이 꽉 차 있을 것 같은데, 과연 그의 일상생활은 어떨까. "주말에는 저도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교회를 가거나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러 다니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사진에 관심을 두고 공부 중입니다." 그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학습하는 능력이 경쟁력의 원천임을 잘 알기에 늘 부지런하고, 새로운 도전 앞에서 활기가 넘친다. 현재는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의 멘토교수로도 활동,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에 힘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성도GL의 기본미션 중 하나가 국가와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입니다. 저는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제가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 중 하나입니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함은 곧 우리 사회 성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목표는 예술과 문화 산업에 꾸준히 일조하는 것입니다."
성도GL은 2003년부터 모든 직원이 임금 1%를 내고, 회사는 그것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을 추가해 삼더펀드를 만들었다. 이는 어려운 이웃들의 문화 예술 체험비로 소중히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2007년에는 메세나협회에 가입해 성도GL의 물류센터가 있는 파주 헤이리 오케스트라를 적극 후원하고 있다고. 최근에는 헤이리 예술마을에 복합문화공간 공간퍼플을 오픈해 직원들과 함께 오케스트라 연주도 듣고 즐거운 주말 나들이도 했단다.
단순히 기업의 문화마케팅이 아닌, 조직원의 문화체험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사회공헌을 늘 고민합니다. 인쇄, 출판업은 기록, 보관의 중요성 속에 성장한 사업입니다. 예술과 문화 또한 계승, 발전해나가야 하는 것들로 같은 맥락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좋은 거 아닐까요?
고객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그늘이자, 큰 울타리로, 가정을 일구는 조직 구성원에게는 든든한 직장으로, 마지막으로 사회와 국가에는 역량 높은 리더를 키우는 인재양성소로. 이처럼 성도GL이 모든 이들의 행복을 키우는 큰나무로 커가길 바라는 행복한 리더 김상래 대표. 언젠가 그가 세상을 향해 나눈 이 행복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도 전해지길 빌어본다.
http://www.samsungfn.com/contents/samsung/index_main.jsp?MenuID=inform0101000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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