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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복잡한 세상을 사는 간결한 지혜 하정미
2008/07/05 49720

빵장수 야곱
저자 : 노아 벤샤
출판사 : 김영사
빵장수 야곱
노아 벤샤 저/ 박은숙, 유재하 역
김영사

‘빵장수 야곱’의 저자인 노아 벤샤는 책의 제목처럼 직업이 빵장수이다.
베갈빵(도넛형의 딱딱한 롤빵)을 만드는 뉴욕 바겔사의 대표인 이 책의 저자는 18년의 시간에 걸쳐 자신의 인생을 통한 인생관과 세상을 보는 관점들을 기록했고, 이를 편집하여 책으로 출간했다. 베갈사를 시작하기 전에 벤샤는 UCLA의 학생처장으로 있으면서 시인으로, 철학자로, 교수로, 여행을 하고 시를 암송하고 그리고 강연을 했다.
벤샤는 이 책을 통해 삶 속에서 잊고 있을 또는 쉽게 지나칠 삶의 지혜들을 빵장수 야곱이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타내고 있다.
책의 시작은 빵장수 야곱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야곱은 생계를 위해 빵을 구으면서 여유시간에 작은 쪽지에 자신이 깨달은 생각들을 적곤 한다. 그러던 중 그의 쪽지 중 하나가 빵 반죽 사이에 들어가게 되면서 빵장수 야곱의 활약이 시작된다. 우연히 빵 반죽에 들어간 쪽지 안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지혜는 나를 채워 주지 못한다. 그것은 내게 굶주림을 준다.’
이후 이 쪽지를 발견한 한 여인이 야곱의 말 속에서 지혜와 위안을 얻게 된다. 이 얘기가 온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지게 되면서 더 많은 글을 써달라는 요청이 물밀 듯이 밀려오고 찾아오게 된다. 그의 잠언들은 이웃사람들을 위로하고 아이들에게는 귀한 가르침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절제와 인내, 질서 있는 삶을 권하면서 야곱은 혼란에 빠진 사람들의 스승이 된 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깨달은 지혜들에 조바심과 욕심을 가지고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빈정대거나 시기하면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때이건 빵장수 야곱은 그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잃어버렸던 생각의 조각들을 선물해준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색다른 반전이 되기도 하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의 되새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야곱의 이 모든 깨달음들은 우리를 만들고 생기를 넣으신 하나님의 돌보심, 그 은혜에 기인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이 책은 종교서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공감하지 못할 난해한 이론들을 펼쳐내지 않는다. 이 책은 누구나 삶 속에서 궁금해 할 여러 가지 의문들을 야곱을 찾아오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그 해답을 들려주고 있다.


야곱이 언급한 수많은 잠언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을 수 있다.
‘인내’, ‘침묵’, ‘집중’, ‘실행’
어떠한 부름이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며,
부흠을 받았을 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며,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야 하며,
그리고 마침내 부름을 받으면 그 소리를 듣고 바로 행동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인이기도 한 저자의 놀라운 어휘력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물론 정성 들인 번역에 기인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는 삶 속에 숨어있는 귀중한 가치들을 단숨에 쏟아낸 것이 아닌, 잔잔히 그리고 묵묵히, 생각하고 생각한 이후 고귀한 의식의 결과물처럼 한 단어, 한 문장을 만들어 냈다. 빵장수 야곱과 벤샤가 동일 인물일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야곱의 모습들 속에서 벤샤의 일상들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야곱은 아무도 깨지 않은 이른 새벽녘에 데워지는 오븐의 온기 앞에서 첫 반죽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면서 그렇게 고요히 하나님을 만나며 겸손한 삶의 지혜를 구했다. 그리고 하나님이 깨닫게 하신 세계와 삶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며, 이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겼다. 이를 통해 그는 인생의 참 보물들을 찾아냈다.
벤샤는 이 책이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6년의 베스트셀러가 아닌 60년의 스테디셀러가 되어 책장 한곳을 늘 지키며 삶이 고단하고 힘들 때 마다 곁에 둘 수 있는 친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역시 그의 진중함과 간결한 지혜가 묻어나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몇 가지 주옥과 같은 문장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
-욕심이란 사람을 한껏 부풀려 놓고는 마침내 절망에 이르게 할 뿐이다.
-말로 진리를 표현하는 것은 자칫 거짓을 만들 수가 있게 된다.
-숨을 들이쉬는 유일한 방법은 숨을 내쉬는 것이다. 더 크게 되려면 기꺼이 작아져야 한다.
-화를 풀어라. 분노는 우리를 자신의 감옥에 가두는 것이다.
-집과 무덤의 차이는 내 자신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는가, 그리고 내 자신을 스스로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 있는가 아니면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이다.
-상대방과 통할 수 있는 마음의 문을 찾으라
-두려움 속에서 깨닫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두려움은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행동이 없는 의식은 고아와 같다.
-거짓말의 열매는 그것이 익기도 전에 썩어버린다.
-삶이란 우리가 그것을 짊어지고 가려하기 때문에 무게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하는 놀이, 우리의 삶 전체를 끌어올려 주는 삶의 지침서
나를 사랑하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