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자랑
저자 : 김남준
출판사 : 생명의 말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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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의 자랑거리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무엇을 자랑하고 있는가?
자랑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높이려고 자신 또는 자신과 관계된 사물들을 남에게 드러내어 뽐내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는 순간의 일상에서 혹은 몸담고 있는 수많은 공동체 안에서 자주 자기자랑의 범주에 빠져들곤 한다. 어깨를 으쓱이며 의도적이거나 의식적인 자기자랑의 모습일 수도 있고 또는 본인이 의식적으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은연중에 자기 스스로를 높이는 수많은 상황에 직면한다. 우리는 때로는 이것을 자존심이라는 이름으로 적극 사수하기도 한다.
이 책은 자기자랑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긍정적인 자기자랑과 부정적인 자기자랑의 의미를 살펴보고 어떠한 자기자랑의 모습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긍정적인 자기자랑은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가지게 하지만, 부정적인 자기자랑은 교만을 만들어내고 급기야 공동체의 분열을 자초하게 된다. 그것은 결코 자기자랑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속한 공동체와 사회 안에서 과도한 경쟁을 불러일으켜 이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주며 결국 서로의 영혼이 파멸에 이를 수밖에 없는 우리의 문제임을 드러내고 있다.
자기자랑의 심리에는 기본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과 갈급의 태도가 깔려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인정받음을 통해서 이 같은 갈증을 해소하고자 한다. 하지만 좀더 엄밀히 말하자면 이것은 자신에게 부족한 애정의 결핍, 사랑의 결핍에 기인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자기자랑의 출발은 이 애정결핍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엄연한 의미에서의 자기자랑, 자기과시는 자신의 결핍된 애정, 결핍의 자아의 모습을 은폐하려는, 부패된 자아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순간의 인정과 관심은 잠시 잠깐의 애정결핍을 해소해 줄 수는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채움이 아니기에 이 같은 인정받음은 항상 내면의 깊은 공허함을 심어주게 된다. 그러면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또 다른 종류의 인정을 바라고 기대하면서 다시 새로운 자기자랑의 모습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기자랑의 함정’이다. 우리는 자기자랑이 일상화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흔들리지 않는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하늘의 은혜를 경험하면서 살아가는 진정한 삶의 모습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자기자랑이 내면의 경향성으로 뿌리내리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데, 그 열매가 바로 ‘교만’이다. 교만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앞서 얘기한데로 자기 자신은 물론 자신과 관계 맺는 공동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이 마땅히 자랑해야할 것, 지켜야할 것을 ‘소명의식’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이 종교서적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매우 설득력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창조의 목적인 소명을 가지고 있다.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고 이 일을 해야 하고, 살아있을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 말이다. 신앙인은 이 소명 때문에 삶과 신앙이 그리고 신앙이 삶으로 이어진다. 비신앙인은 이를 삶의 목적이나 이유라고도 하고 또는 꿈이나 희망이라고도 한다. 여기에는 내가 ‘스스로’ 태어난 것이 아닌 어떠한 목적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하나의 ‘피조물로서의 나’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나 스스로가 사는 것이 아닌 나의 나 된 것이 하늘에서 온 것임을 인정하고 이를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때 긍정적인 자기자랑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내가 꼭 종교인이어서가 아니라 나의 삶이 가장 많이 머물러 있는 나의 일터에서 내가 살아가야하는 분명한 목적이 회복되고 이것이 확실한 소명의식으로 자리 잡아 긍정적인 자기자랑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나를 위한 길임과 동시에 공동체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신앙인들에게는 기도를 열심히 하고 성경을 열심히 읽고 그 말씀을 지키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더 잘하려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고 시간을 들이고 헌신하는 일, 우리에게 맡겨진 그 일이 가장 중요한 기도제목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신앙인은 삶의 모습에서 그 진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직 좀더 분발하고 정진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나와 우리의 진가가 드러날 그 때를 위해 오늘도 긍정적인 자기자랑을 해본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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