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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자기계발]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이선옥
2008/11/26 120591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저자 : 잭캔필드
출판사 : 리더스북
읽기도 전에 그 책에 대해 선입견을 갖는 일은 불행한 일이다. 꽉 닫힌 마음으로 이미 정해버린 결론에 따라, 좁디좁은 시야로만 책을 품평해버리고 마는 일이 거듭되는 것에,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회피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렇지만 틀에 박힌 자기계발서, 경제경영서, '닭고기스프'의 아류작들, 공저와 대필이 넘치는 매너리즘의 매너리즘에 빠진 '베스트셀러'들에 시달리다보면, 읽기도 전에 지례짐작으로 걸려야만 하는 독자의 노고도 종종 필요했노라고 항변도 해본다.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라니, 거기다 공저자의 한 사람은 잭 켄필드('닭고기 스프'의 공저자)이다. 두툼한 분량 안에 명사들의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들이 다이제스트로 실려 있을 것만 같아 읽기도 전에 투덜대기부터 시작한다. 48명의 명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베스트셀러작가, 전문경영인, 대중연설가, 환경운동가 등부터 다양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책은 정말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인생을 전환점을 책에서 발견하고 성공에의 지짐으로 삼은 이들의 진솔한 성찰이 담겨 있었다.

명사들의 자기과시가 담긴 그저 그런 에세이였다면 과감하게 덮어버렸을 테지만, 그들이 써낸 베스트셀러에서는 미처 발견해낼 수 없었던 인생의 바로미터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정 위대한 100권'식의 리스트가 아닌, 말 그대로 인생 전반의 길잡이가 되어준 그네들만의 특별한 사연이 담긴 책들을 소중하게 전하고 있는 에세이들이 뜻밖의 선물처럼 귀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도 별 볼일 없다고 치부해버린 어느 어느 책들에게서 정수를 발견해내는 그들의 경계 없는 사고와 과감한 실행이 아름다웠다.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세간의 통설만이 아닌, 진실한 고백과 열정을 목도할 수 있는 것은 기분 좋은 경험이 되어주었다. 한번 고착되어 쉽게 교정되지 않는 고정관념을 곧바로 깨버릴 수는 없지만, 독선과 아집으로 단단히 무장한 채 독설과 무관심으로 일갈해버렸던, 결코 선호한 적 없던 책들 속에서 그들이 발견했던 초신성의 폭발만큼이나 파급력이 강한 일생일대의 만남들이 한 없이 부럽기까지 하다. 48명의 명사들이 인생의 책으로 소개하고 있는 리스트들을 따라 읽노라니, 불과 하루 전에 읽었던 책(존 F. 케네디의 <용기 있는 사람들>)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물론 내게도 '인생의 책'이라고 할 만한 귀한 만남이 되었던 책이 있다. 차마 말로, 글로 표현하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아끼고 있는. 책을 통해 인생의 변혁을 이룩한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그 귀중한 평생의 책과의 마주침을 묻어두었던 지난 시간들을 한탄하는 것보다, 세상에 나온 이상 자신만의 소명의식을 여전히 찾아 헤매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