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찰력사전
저자 : 김원중
출판사 : 글항아리
|
역사 관련 서적을 접하며 수천년의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배울점이 많다는 것과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발전하고 또 변화하면서도 사람의 본성과 이익을 위한 몸부림은 전혀 변치 않는 다는 공통점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역사속에서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들도 세상의 발전과 함께 그들의 모습도 교묘하게 발전해왔다. 과거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부끄러워 할줄 알았던 사람들이 많았던 것에 반해 지금은 잘못을 저질러도 부끄러워 할줄 모르는 철면피를 두른 그들을 역사속의 엄한 잣대와 법률에 판단을 맞기고 싶은 충동을 누구나 느껴보았을것이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었던 왕안석(王安石)은 학문을 권하는 글에서 다음 과 같이 말했다. “가난한 사람은 책 때문에 부유해지고(貧者因書富), 부유한 사람은 책 때문에 귀해지고(富者因書貴), 어리석은 자는 책으로 인해 어질어지고(愚者得書賢),어진 사람은 책으로 인해 부귀를 얻네(賢者因書利).”
사마천의 놀라운 통찰력은 단순히 역사가의 의무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양한 인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던 그의 간절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기』「범저 채택열전」에서 뜻하는 바와 같다. 즉 ‘물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 자는 자기의 길흉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김원중은 '통찰력 사전' 에서『사기』의 진면목을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 스민 지혜와 통찰이 파충류의 찬 비늘을 만진 것처럼 가슴에 섬뜩하게 와 닿는다. 아니 찌르고 후벼 판다고.” 말했다.
가령,「화식열전」을 인용하면서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으라.’고 했다. 그러면서 ‘100년을 살려거든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 모두가 사람들이 함께하는 일이다. 따라서 사람이 덕을 베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함께하지 못하면 함께 망하는 수밖에 없다.
또한「급정열전」에서는 ‘한 번 가난하고 한 번 부유함으로써 사귀는 모습을 알며, 한번 귀했다가 한 번 천해짐으로써 사귀는 참된 정을 알게 된다.’고 토로 하는데, 이것은 결국 「월왕구천세가」에 나오는 ‘다른 곳의 미세한 털은 볼 수 있어도, 자신의 눈썹은 보이지 않는 법.’이라는 경고와 같다.
그동안 이미 알고 있었으나 정작 지혜를 구하지 못했던 일들을 『사기』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에 와 닿는 지혜를 얻는다면 구라도 사마천처럼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