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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인문/교양] 어른이 되었을 때 깨우는 감성/인생, 그것은 참으로 즐겁고도 행복한 것! 하정미
2008/06/10 51613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저자 : 마르틴 발트샤이트
출판사 : 국민출판사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
마르틴 발트샤이트 지음/ 류소연 역
국민 출판사

웃음을 잃어 버렸어..
가방 속의 하루..
내 인생엔 힘센 남자가 필요해..
책이 열리는 나무..
혼자만 간직하고픈 결말..
키를 수선하고 싶다..
투명열차..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는 어른들이 읽는 동화와 같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읽는 내내 입가에서 번지는 미소를 거두기 힘들 정도로 이 책에는 기분 좋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선물 받은 책이었는데, 그리 친분이 두터운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전보다 자주 얼굴 보기가 힘들어질 즈음, 그 친구가 선뜻 이 책을 내밀었었다. 이를 계기로 지금은 그 사람과는 마음을 나눌 수 있을 만큼의 친한 지인이 된 고마운 책이다.
잃어버린 웃음을 찾아서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파울이라는 한 아저씨(!)가 삶의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대상들을 통해 신기하고 기묘한 경험들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파울은 어느 날 신문에 있는 유머를 읽고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을 보고 웃음을 잃어버리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는 놀이동산에 있는 웃음을 파는 시장에서 웃음을 구입하기로 했지만, 그곳에 있는 웃음은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 것뿐이다. 순간 그 웃음상점 주인은 파울에게 당신은 웃음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웃는 것이 싫어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파울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것을 깨달은 순간 잃어버렸던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어른이 되어가면서 일상 속에서 가슴으로 웃게 되는 일이 많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접하기 쉬운 신문이나 잡지의 유머란이나 TV의 의미 없는 코미디 프로들은 많은 웃음을 주기는 하지만 한번 흘러가고 없어질 웃음들을 만들어 낼 뿐이다. 어느새 나는 인생의 참 재미와 기쁨의 웃음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잃어버린 웃음을 찾기 위해 웃음 상점을 찾아간 파울의 모습처럼 그렇게 메마른 유쾌함의 감성을 찾아내려고 하는 파울의 고민과 그 용기가 오히려 나에겐 적지 않은 감동이 된다.
이 책은 7가지의 각기 다른 상황들을 겪은 파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웃음을 찾은 이야기 외에도 가방 속에 숨겨진 하루를 잃어버린 어느 아가씨와의 이야기도 참으로 재미있다.
지하철을 탄 파울은 앞좌석에 앉아 몇분에 한번씩 자신의 가방 속을 열었다 닫았다 를 반복하며 불안해하는 한 아가씨를 발겨하게 된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파울을 그 아가씨에게 다가가 그 가방 안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길래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아가씨는 자신의 ‘하루’가 들어있다고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자신의 오늘은 썩 기분 좋은 하루가 아니어서 그 이상은 말할 수도, 보여줄 수도 없다고 말하면서 황급히 자리를 뜨고 만다. 이후 파울을 다시 만난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하루를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고 눈물을 글썽인다. 하지만 파울은 자신의 집에 놀러온 친구가 준 장미꽃 한 송이를 그녀의 빈 가방 속에 넣어준다. 그녀는 순간 행복한 하루를 선물 받았다며 기뻐하게 된다.
우리의 하루도 가방 속의 하루와도 같은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늘 그 자리에 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의 가방 속을 열어보며 안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자신이 잃어버린 기분 나쁜 하루가 아니었지만 파울의 꽃 한송이로 이전의 하루보다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 받은 아가씨의 모습처럼 그렇게 나의 하루도 기대하지 못한 상대와 마음과 생각으로 선물 받는 하루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독일의 유명한 아동문학작가인 에리히 케스트너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어른들은 마치 모자를 벗듯이 유년시절을 벗어버리고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전화번호인양 유년시절을 잊어버리곤 한다. 예전에 그들은 아이였고, 이제는 어른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무엇인가? 어른이면서 동시에 아이로 남아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사람이다.”

나 스스로 어느새 상상력이 충만하고 여유와 화해의 손짓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을 기억 속에서 지우고 살아왔음을 느낀다. 각박한 나의 삶 속에 파울의 인생 가운데 피어난 상상과 웃음 속의 즐거움과도 같은 것을 많이도 잊고 지낸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입가에서 멈추지 않은 나의 미소가 인생을 위한 즐거움의 미소와 웃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유쾌함의 하루를 열어본다.

성경의 영적 거인들이 들려주는 조언과 지혜
경청(마음을 얻는 지혜)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