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를 부탁해
저자 : 신경숙
출판사 : 창작과 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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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당연한 것에 익숙해져 있다.
나이가 차면 결혼해야 하고 결혼 하면 아이를 낳아야 하고 취직하면 진급해야 하고 인정 받아야 하고 남자는 당연히 돈 벌어와야 하고 여자는 그것에 감사해야 하고 가족에게 헌신해야 하고….
나의 어머니는 항상 나의 옆에서 나를 지켜본다. 결혼 전엔 아들이자 한 남자로 결혼 후엔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여자의 남편이 되어 있지만 아직도 아이로 보이는가 보다. 항상 집에 가면 어머니는 “밥 먹었냐? 안 먹었으면 밥 주랴?” 하고는 계속 쉴 새 없이 물어본다. 나의 어머니는 그런 분이시다. 정작 본인 이 아파 며칠씩 병원에 누워 계셔도 항상 물어 본다. “설마 내가 밥 굶고 다닐까 봐요.” 하지만 못내 걱정 되는가 보다. 얼마 전 낚시 가서 잡은 붕어, 잉어를 찜 해서 드시라고 가져다 줄 때도 밥 먹는걸 걱정하신다.
한 평생 궂은 일 다하시고도 오직 자식 걱정뿐이다. 내 걱정 마시고 뭘 드시고 싶은지 여쭤보고 뭐가 필요하냐고 물어봐도 아무 말씀이 없고 그냥 웃기만 하시는 완존 천사 미소다.
“엄마를 부탁해”를 보면서 몇 번을 어머님께 전화 드렸다. 괜히 내가 죄 짖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그러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생각하지 못했던 잊기 쉬운 것을 일깨워준 책이다. 나는 어릴 적에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안 계신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항상 마음 속엔 어머니께 “효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실천하지는 못했다. 이 책이 가슴에 남는 것은 어머니의 부재로 시작해 역설적으로 아직도 늦지 않고 할 것이 많음을 느끼게 해주는 그 무언가 때문이지 않을까? 어머니 사랑합니다.
말은 안하고 표현을 못해도 항상 가슴에 묻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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