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찰의 기술
저자 : 신병철
출판사 :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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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지식과 이론에 집착해 현학적으로 다가가는 경우가 있는 반면, 감정과 감동에 사로잡혀 지극히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 머리(이성)를 채운다고 한다면 후자의 경우는 가슴(감성)을 채운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통찰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구체적인 분석의 내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통찰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지극히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통찰에 대한 개념을 좀더 명확하고 구체화 하면서 이를 어떻게 하면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나에게 책의 내용과는 별도로 또 다른 특별함을 선물해 주었는데, 그것은 ‘생각의 집요함’이다. 나 스스로 통찰이라는 것에 대해 갈증과 갈급함이 있었던 듯 하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있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통찰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도대체 이 통찰이라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 책에 나와 있는 여러 사례들처럼 통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인지를 정말 집요하게 추적해 나가며 읽었던 듯 하다. 그렇다면 앞서 얘기한 이제까지 책을 읽는 두 가지의 양태와는 사뭇 다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정돈되지 못한 머릿속을 정리해 나가면서 가슴까지 뜨겁게 만드는 이 책의 진정한 기술! 생각해보면 통찰이라는 것을 지극히 방법론으로 해석하고 있었던 듯 하다. 물론 책의 말미에서 통찰에 대한 논의는 다각적인 관점에서 출발하며 그리고 접근할 수 있음을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그 효율과 ‘쓸모’ 또한 통찰의 중요한 목적과 그 역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본질과 핵심’으로의 접근이었다.
그것은 예술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텐데, 작가들은 개개인마다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표현방법들을 가지고 자신만의 기법을 완성하거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 나간다. 그것이 작가와 작품을 존재케 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마다 개성 있는 작품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 수명에 있어서는 대가와 아마추어와의 분명한 차이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것은 바로 예술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의 결과이다. 이러한 과정 없이 보기에 좋고 그저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은 미술을 매개로 한 하나의 그림일 뿐이지만, 진정한 예술로서 추앙받을 수는 없다. 예술가를 평가할 때 그들만의 독창적인 방법, 아니 기법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시도하는 기법, 사용되지 않았던 재료의 사용 등등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으로 나타난 하나의 표현방법일 뿐이다. 진정한 작가는 이러한 방법들을 이용해 예술의 존재 이유, 그 의미를 표출해 내고 있다. 예술의 본질과 핵심을 꿰뚫는 진정한 ‘통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나에게 늘 숙제를 준다. 나는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에 대한 그 통찰의 의미를 가장 정확한 단어와 적합한 표현으로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통찰에 대한 집요한 욕심이 생기게 된다. 왜냐하면, 이것이 나의 진정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은 생각을 책 안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확장하고 발전시키고 그리고 적용케 하는 시너지를 가진 책이라는 생각을 한다. 정말 ‘좋은' 책을 사장님께 선물로 받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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