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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Dispatches from The Edge 김병기
2010/09/15 51452

Dispatches from The Edge
저자 : Anderson Cooper
출판사 : Harper
“Hey, I’m Anderson Cooper. Welcome to 360 podcast……’ 그의 방송, CNN의 Anderson Cooper 360를 듣노라면 귀를 쫑긋 세우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다른 방송의 앵커들과 비교하며 ‘뭐가 그리 급해 저렇게 서둘러 말을 할까?’하는 의구심이 들곤 했다.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불안함 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자서전 ‘Dispatches from the Edge’ 보았다. ‘세상의 끝에 내가 있다’ 로 국내에 소개 되었지만, 내가 책을 덮을 즈음엔 Anderson Cooper가 말하는 ‘edge’는 ‘세상의 끝’이 아닌 ‘희망의 시작점’으로 보았다.

그가 처음부터 방송사에서 엘리트는 아니었다. New York의 부촌 Upper East Side의 폐션계 유명인 어미니 아래 예일대 정치학을 전공하였지만 졸업 후 편안한 미래를 뒤로하고 세상의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지역, 특히 각 방송사 특파원들이 파견을 기피하는 지역은 그는 자처하고 뛰어들었다. 사라예보(보스니아의 수도, 내전), 쓰리랑카(쓰나미), 이라크 전쟁, 나이지리아 내전, 뉴올리언스(카트리나 허리케인) 등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CNN의 간판앵커가 되더니 급기야 2010년 초 아이티 지진때 인터뷰도중 약탈무리에 구타 당하던 아이를 마이크를 뿌리치고 구해내어 전세계 시청자들로부터 ‘인간미 넘치는 아름다운 앵커’로 칭송 받기 시작한다. 솔직히 동영상을 볼 때만 해도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그의 행동이, ‘약탈자들의 무법천지인 아이티에서 피흘리는 소년을 구해내는 것이 카메라 앞이라 그런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자서전을 읽으며 그가 방송인으로서 걸어온 길을 보며 약탈자들의 돌무리 정도는 그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총탄, 폭격의 위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는 왜 편안한 삶을 뒤로 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곳을 뛰어 들었을까?... 책을 읽으며 그 한가지 답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성공하기 위하여 한다는 것은 ‘생명의 위협’이라는 인간의 기본적 본능 앞에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그가 자서전에 여러 번 언급하였던 아버지의 죽음, 친형의 자살이 그로 하여금 세상에 고립되어 있는 자아를 벗어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세상의 끝(죽음이 놀랍지 않은 곳)을 쫓아 다니며 아버지와 형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완화 받으려는 발악으로도 비추어 졌다. 실제로 그는 고백한다. 카트리나를 취재하며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에서도 쓰나미의 쓰리랑카와 별 다른 점을 찾지 못하며 길거리의 죽은 사람들을 ‘Corpses(시체들)’라고 표현하며 비인간화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였다.

그는 앵커로서 비평가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휩쓸며 예상치 못했던 참사를 내었을 때, 길거리에 죽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방치되고 썩어가는 도중 에도 워싱턴 정치가들, 주정부 관계자들은 서로의 업적을 칭찬하는 데에 바쁜 것을 날카롭게 비판하였다. 뉴올리언스 주지사를 자신의 쇼에 게스트로 초청하여 정부의 늦장 대응과 무능함에 대해 매몰차게 몰아 부치며 안타까움을 드러내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앵커로서 사명감이 대단해 보였다. 우리나라에는 그와 같은 방송인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여러 파견지를 통해 배운 교훈을 남겼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데에서 부터만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것들, 피가 흥건한 바닥, 희생, 이스라엘 폭탄 해체반의 활약…”, 죽음(세상의 끝)과 같은 절제절명의 순간이 되어야 인생의 소중함을 안다는 듯이 느껴졌다. 또한 “나는 Angela라는 여인을 만났는데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녀는 그녀의 네살된 아이앞에 세명의 남자로부터 성폭행 당하고 총에 맞았습니다. 그녀의 아이는 가슴에 큰 흉터가 나도록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그녀가 HIV에 감염되었을 지도 모른다며 그녀를 쫓아 냈습니다. 그녀는 단 한가지 꿈이 있다면 아이들과 살 수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기적을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콩고에는 그리 많은 기적이 없으며 Angela가 단순히 고통을 이겨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가 말하는 ‘edge(세상의 끝)’은 고통, 슬픔의 끝이 아닌 희망의 시작점일 지도 모르겠다.
사회생활은 자기인생의 CEO가 되는 훈련과정이다.
한손에는 논어를 한손에는 주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