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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집이야기 하정미
2010/11/04 95243

간송 전형필
저자 : 이충렬
출판사 : 김영사
간송 전형필은 남다른 미감과 각별한 심미안의 소유자로 한국최초의 사립박물관을 설립한 역사적인 인물이다.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과 그 질적인 수준을 같이 하며, 그가 평생을 수집한 소장품들은 삼국시대부터 조선말 근대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에 걸쳐 잇으며, 서화는 물론 조각과 공예 등 조형미술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간송미술관을 제외한 한국회화사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과언이 아닐 정도니 말이다. 간송은 값의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명품이라 불리우는 우리의 미술품을 수집하였으며, 일본에서 착취해간 미술품도 되찾아올 정도로 우리 미술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그중 국보급 미술품도 상당해서 일년에 두 번만 개최되는 간송미술관의 전시회에도 수만명의 인파가 몰릴 정도이다. 이 책은 간송이 일대기를 통해 현재 간송미술관의 대표적인 소장품들이 어떠한 연유와 과정으로 수집될 수 있었는지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읽는 내내 한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던 이 책을 통해 간송의 우리 미술품을 향한 진정한 노력과 열정이 우리의 미술을 살렸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간송은 24세때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았지만, 미술품을 구입하고 이를 통해 간송미술관을 개관하고 학교를 운영하는 등 자신의 인생과 젊음 그리고 그의 물질까지도 우리의 미술과 교육을 지키는데 사용하였다. 6.25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수장품들을 기차에 싣고 피난을 떠나 지켜내었으며, 고고미술이라는 학술지를 만들고, 빚으로 운영이 어려웠던 보성중고등학교를 인수하여 그 회생을 위해 노력하는 등 헌신으로 일궈낸 그의 인생은 우리네 역사의 한 페이지 그 자체였다. 또한 그는 대단히 탁월한 협상가이기도 했다. 원하는 미술품을 수집하기 위해 다른 이보다 무조건 많은 액수의 돈만이 능사가 아님을 그는 알고 있었다. 특히 그것을 이미 수장하고 있는 이는 그것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의 번뜩이는 지혜와 놀라운 결단력은 이들 또한 두손 두발 다들고 미술품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전시회에 참여하고 계시는 최명영 선생님께서도 책의 내용이 무척 흥미로워 한숨에 읽어내려 갔다고 하셨을 정도니 말이다. 어렵고 난해한 고미술에 대한 선입견을 떨쳐버리고, 우리 미술의 진정한 가치와 그 의미를 꺠닫게 해주었던 참 좋은 책이다.
150년 전의 천재와 사랑에 빠진 작가의 황홀한 지적 탐험
攻彼顧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