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년 05월 < 오퍼레이션스 > 부와 권력의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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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권력의 대이동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저 김성윤 과장
연초부터 미국에 대한 원화 강세로 인해 많은 수출 기업들이 크나큰 손실을 보고 있다. 시장에서의 달러가 넘쳐 나고 있고 이로 인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사람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002년 이후 미국 달러화가 약세화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버핏은 자신의 입장을 주로 주주 서한을 통해 피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그는 주주 서한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며 “재정과 무역수지상 거대한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이 방심하는 사이에 다른 지역들이 급격히 부상하고, 이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맞물려 달러화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저자는 사뭇 심각한 어조로 미국의 장래를 염려하고, 새로운 경제적 강자들의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만일 중국이 세계 주요 제조국이 되고, 인도는 서비스 거점이 되고, 아시아와 유럽은 첨단 기술의 주도국이 되고, 그리고 미국의 생산량이 감소하는 동안 라틴 아메리카가 세계식량의 공급자가 된다면, 그렇다면 과연 미국의 무역적자와 달러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 책의 전반에 흐르고 있는 물음은 바로 이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실증적인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미국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전망을 던지고 있다. 비슷한 지적은 이미 토마스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에서도 나왔던 것 같은데, 그 보다 더 들어간 분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3개의 세계화 물결이 있었고, 첫 번째가 1415-1914년까지 유럽의 팽창, 두 번째 세계화는 1947-2000년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였으며, 지금은 아시아가 - 특히 중국과 인도 - 이끄는 제3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21세기 중반부터 중국과 인도가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부상에 대해서는 관련분야 전문가들 사이에 대체적인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특별히 새로워 보이는 주장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동시에 미국이 이 제3의 세계화의 물결을 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에 필요한 처방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는 좀 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 저자의 주장이 적절한 것인지의 여부는 별도로 치고서라도 아시아의 시대가 열리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길로 가야할지에 대한 분명한 로드맵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한-미 FTA에 대한 찬반양론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런데 찬-반측 입장들을 들어보면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는 '애매한' 상황이다. 과거의 사례들을 볼 때 한-미 FTA 문제가 자칫 사회 내부의 갈등만 심화시켜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하고 패자만 남는 상황으로 전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세계화론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부와 권력이 아시아로 대 이동하여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들 하는 상황에서 그 흐름마저 못 타게 된다면 매우 안타까운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세계 생산의 30%, 소비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초강대국 미국. 11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제2위국 GDP의 두배를 웃돌고, 실질적 1인당 소득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영어는 전 세계 공통 언어이며, 달러는 세계 기축 통화다. 세계 1000대 기업 가운데 432개 업체가 미국 기업이고, 뉴욕 및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전 세계 모든 주식 가치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미국이라는 나라는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존재해 온 나라 중 최대의 부국이자 강국이다. 적어도 한 세대 동안은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세력이 없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통상 전문가이자 워싱턴 D.C.의 경제전략연구소(ESI) 소장인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는 신간 ‘부와 권력의 대이동’에서 그 같은 믿음이 왜 신기루에 지나지 않은지를 조목조목 분석하여 반박하고 있다.
■“미국은 도산으로 치닫는 타이타닉” 인텔의 前 회장인 앤디 그로브는 “미국은 지금 도산으로 치달아 가는 위험에 처해 있으나, 더욱 심각한 것은 이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와 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제조와 서비스 부문의 생산 역량은 점점 빠른 속도로 해외로 옮아가고 있다.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무역 적자도 계속 불어난다. 미국 무역 적자는 현재 6000억 달러로, 연간 GDP의 약 6%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세계 주 채권국에서 최고 채무국으로 바뀌었으며, 부채 규모도 3조 달러에 달한다.
■달러 붕괴가능성 75% 세계 기축 통화로서 달러가 차지하는 특별한 지위로 말미암아 미국은 모든 경제 규율에서 면제되고 다른 나라들은 통화 조작이 가능했다. 이 점이 바로 현 세계 경제시스템이 안고 있는 중대한 결함이다. 전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앞으로 5년 안에 달러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을 75%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몰락 후의 대안부재는 그동안 달러가 대하락을 겪지 않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대안들이 부상하고 있다. 유로화는 점점 매력을 더해가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유로화 이전의 유럽 단일 통화인 ECU를 본떠 아시아 단일 통화, 즉 아쿠(ACU)를 만들자는 논의가 심각하게 진행 중이다.
■떠오르는 대안. 중국, 인도 현재 중국은 진정한 대약진을 이루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세계 GDP 성장의 30% 이상을 일궈냈고 국가 경제의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중국의 GDP는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2016년쯤엔 일본을 앞지를 것이며, 2040년엔 미국의 규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인도는 해마다 300만 명의 대학 졸업자를 배출하고 있다. 5년 후면 6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이 숫자는 미국의 130만, 유럽의 290만, 중국의 240만 명과 좋은 비교가 된다. 이같은 양질의 노동력에 기술, 저비용, 품질 보장, 신속한 커뮤니케이션등의 조건이 결합한다면 서비스 부문이 대거 인도로 아웃소싱될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장차 2025년 인도의 GDP는 2조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는 세계 제3의 경제 대국으로 등극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세계지배는 언제까지일 것인가. 유일한 슈퍼파워로 등장한 미국. 아무도 그 나라의 미래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 그 막강한 미국의 장래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 그는 자칫하면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막대한 부와 권력이 비교적 빠른 시간안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가 그런 가능성의 예로 드는 것은 유럽권과 중국, 인도, 그리고 남미이다. 사실 인도와 남미가 빠른 시간내에 미국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럽과 중국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그 역동성이 한참 모자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하는 것은 미국경제 내부의 위기이다. 모든 제국들이 그러했듯이 미국도 외부의 도전보다는 내부에서 부터 스스로 급격히 무너져 내릴수 있다는 것이다. 과도한 쌍둥이 적자의 지속과 이로 인한 달러화의 지위하락이 그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미국 국방장관인 윌리엄 J. 페리의 글로 끝맺음을 대신 하고자 한다. 프레스토위츠는 중국, 인도, 구(舊) 소련 연방 국가들에서 출현하는 시장 경제에 초점을 맞추며,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가장 중요하고 새로운 힘임을 강력히 주장한다. 이 책은 정부와 기업인들에게 이 드라마틱한 힘의 부상에 대처할 새로운 전략을 짤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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