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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에세이/논픽션]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양빛나
2007/04/24 56992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저자 : 요히라 미쓰요
출판사 : 북하우스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요히라 미쓰요 저
양빛나

얼마 전 우연히 서점을 들렀다가 특이한 제목의 책을 한 권 보았다. 어떤 여자의 사진이 표지인 특별한 것 없는 책이었다. 제목이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 하고 생각하며 책을 뒤집어 설명을 보려던 나는 순간 굳고 말았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다 있다니...’ 라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중학시절에 당한 왕따로 할복자살 기도, 끝없는 방황, 16세 때 야쿠자 보스와 결혼, 이혼 후 호스티스 생활... 인생의 나락까지 떨어졌던 한 여자가 변호사로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일을 겪었기에 자살기도에 야쿠자에 호스티스까지 경험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호기심에 이 책을 사게 되었고, 이 책에 무섭도록 빠져들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라 미쓰요’라는 이 여자를 동정하게 되었고,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고, 참 대단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는 책 뒤에 적힌 대략적인 설명보다 휠씬 더 험난한 삶을 살아온 인물이었다. 글쓴이는 중학교 1학년 때 전학을 가 그 반의 리더격인 인물에게 한마디로 ‘찍혔다’ 매일같이 괴롭힘을 당하고, 신체적 폭력보다 더 무서운 무언의 폭력, 아픈 눈초리를 받으면서 그 해를 보내고, 다음 해에는 친구라고 믿었던 아이들에게 배신당하는 등의 ‘왕따’를 당해 마침내 할복자살을 결심한다. 어린 아이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이 아니었을까? 얼마나 힘들었으면 겨우 중학교 1학년의 여자아이가 ‘할복자살’을 결심했을까? 그러나 자살시도는 미수에 그쳤다. 믿었던 어머니에게는 ‘너 때문에 창피하다’라는 말을 듣고, 퇴원 후에 다시 다니게 된 학교는 여전히 그녀에게는 너무 차가운 벽이었다. 마침내 그녀는 세상과의 문을 닫아버리기에 이른다. 그녀는 간신히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않고, 그나마 겨우 공부해서 들어갔던 기술학원도 곧 그만두어 버린다. 집에 들어갈 때는 돈이 떨어졌을 때뿐이었다. 부모님을 협박하고, 폭행하고, 돈을 가져가 소위 ‘뒷골목의 아이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친구가 있다는 기쁨을 누리기도 잠시, 곧 그녀는 그들에게조차 배신당하고 만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그녀, 미쓰요. 야쿠자 보스와 16세에 결혼하고 그곳에서 조차 달갑지 않은 존재로 인식되어져버려 결국에는 이혼을 하게된다. 이혼 후 그녀는 호스티스 생활을 시작하는데, 이것이 그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는 그것에서 아버지의 친구 분인 ‘오히라 씨’를 만난다. 그는 그녀에게 ‘이런 삶에 만족하느냐’면서 ‘너에게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그녀를 바른 길로 인도하려 애쓴다. 처음에는 반항하던 그녀는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그 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한다. 지나온 삶을 모두 남 탓으로만 돌리던 그녀에게 ‘이 모든 것이 모두 너의 탓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너의 인생을 버려둔 것은 너의 책임이다’라며 따끔한 충고를 해 주던 오히라 씨는 정말 중졸로만 남고 싶으냐며, 그녀에게 다시 공부를 할 것을 제의한다. 이러한 인생에의 조언자가 있다는 것은 정말로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녀는 오히라 씨로 인해 자신의 잃어버렸던 삶을 되찾은 셈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그의 제안대로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겨우 중 1의 반 학기를 다녔을 뿐이어서 한자도 제대로 못 읽는 그녀가 영어를 독학하고, 통신교육을 받으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을 때낸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공부의 길을 자신의 힘으로 개척한다는 것과, 피땀을 마다 않고 흘리는 그런 마음가짐이... 이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이제 공부에 어느 정도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고 있던 참이어서, 오히라씨는 그녀에게 사법고시에 도전해 보라고 권유한다. 사법고시! 일류 대학을 졸업한 재원들도 한 번에 합격하기 힘들다는 그 최고의 시험이었지만 그녀는 그조차도 알지 못한 채, 한자도 제대로 못 읽는 통신교육 졸업생의 실력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한자가 90%를 웃도는 법전을 공부하면서 그녀는 피와 같은 눈물을 흘렸고 보석 같은 땀을 흘렸으며 좌절감을 숱하게 맛보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그녀를 사랑해주고 아껴 주며 힘들 때마다 격려해주고, 나태해질 때 따끔한 채찍을 가해 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부모님과는 공부를 시작한 후에 화해했으나 사법고시 준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는 암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는다. 사랑하는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인생을 다시는 버리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그리고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그녀의 합격 통지서를 보여드리겠다는 각오 하에 그녀는 필사적으로 공부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그녀는 당당하게 사법고시에 한 번에 합격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소름끼칠 정도로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감동을 넘어 선 무엇인가가 내 몸 곳곳을 샅샅이 훑는 느낌이었다. 한 여자의 인생.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역전의 이야기가 아닐까?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해냈다. 내노라하는 일류들도 단번에 합격하기 힘들다는 사법고시를 단번에 합격해낸 그녀는 지금 청소년 상담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그녀의 성공은 피땀 흘려 공부한 그녀의 노력도 있지만 언제나 믿어 주고 사랑해 주고 격려와 꾸중을 아끼지 않았던 소중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생의 나락까지 떨어졌지만, 무서운 의지와 각오로 그것을 딛고 하류인생이라는 멍에를 힘차게 벗어 버린 ‘오히라 미쓰요’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어떠한 문제 때문에 가정과 학업을 버린 이에게, 또 너무나 힘든 일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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