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DO NEWS

현재 위치


책읽는 즐거움

[경영/비즈니스] 사람에게서 구하라 유태섭
2007/10/23 98093

사람에게서 구하라
저자 : 구본형
출판사 : 을유문화사
공자가 사람을 죽였다?

세계 4대 성인 중의 하나로 꼽히는 공자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공자가 한때 노나라에서 사구(司寇: 형조판서에 해당하는 직책)라는 직책을 맡아 섭정을 한적이 있습니다. 권력을 잡은 지 1주일 만에 공자는 당시 유명한 대부였던 소정묘(少正卯)라는 사람을 주살합니다. 공자 같이 ‘어짊’을 중요시 하는 인물이 권력을 잡자마자 맨 처음 한 일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말들이 많아 지자 공자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죄가 있다.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중대한 죄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에서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공자가 미워한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자의 5악을 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보면 인재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 소정묘는 노나라 최고의 인재 중 하나로 추앙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는 책으로 유명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이 쓴 ‘사람에게서 구하라’(을유문화사 발행)는 책에 나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중국 고서인 ‘사기열전’을 중심으로 춘추전국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사례를 들어 오늘날 기업 경영에 있어 인재를 구하는데 있어 참고할 만한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공자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저도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소정묘라는 사람이 당시에 인재로 추앙 받았다고 하는데, 인재라 하면 아마 사회지도층 인사에 해당되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위의 5가지에 해당된다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해악이 크기 때문에 공자도 그 죄가 단순히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했을 것입니다.

위의 다섯 가지를 좀 더 들여다 보면,
첫째, 사람이 음험하면 이해가 관계에 우선하여 필요하면 가까이 하지만 필요치 않으면 안면을 바꿉니다. 이런 사람이 머리 회전까지 빠르면 배신과 배반의 상처를 반드시 안겨주게 됩니다.

둘째, 고집불통이 자칫 의지력이 강하다거나, 난관에 좌절하지 않는 것으로 착각되고 편협한 것이 주관이 있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고집불통과 편협함으로 인해 국가와 사회가 위기에 봉착하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많이 보아 왔습니다.

셋째, 말을 잘하되 그 내용이 거짓인 것을 사기라고 부른다. 결국 말을 잘 하는 능력을 다른 사람의 욕망을 이용하여 자기의 이익을 취하는 것에 사용하는 것은 나쁘다는 뜻입니다.

넷째, 이리 저리 아는 것이 많다고 박학다식한 것으로 믿지 마라. 공자는 제자 안회에 대한 인물평에서 ‘묵식심융(默識心融)’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라는 말입니다. 지식이란 ‘마치 양지바른 곳에 쌓인 눈처럼 녹아[融]’ 마음에 담기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고 체화되는 것입니다. 잡다하여 쓸모 없는 것을 피하고, 깊이 알아 정교하고, 핵심을 꿰뚫어 자신의 지식을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 때 진정 지식이며 그런 지식을 가진 사람이 진정 지식인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회사의 행동 방침의 하나인 Simply focused가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다섯째,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공자는 “정말 난 사람(군자)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만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소인들은 부화뇌동할 뿐 다른 사람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다.” 라고 말합니다. 즉, “군자는 사람들과 두루 함께하지만 이해 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지 않는다. 소인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할 뿐 사람들과 두루 함께할 줄 모른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소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이해에 따라 파당과 파벌을 짓는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파당을 지은 사람들은 대세와 주류에 따라 자신을 의탁할 뿐, 스스로의 세계를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요즘 기업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인재에 대한 책으로 사람에 대한 많은 사례가 나오는데 저는 위의 대목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가 사마천이 쓴 사기열전은 2,500년 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수 많은 국가들간에 벌어진 전쟁과 인물들에 대해 기록하고 있습니다. 2,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재는 한 사회, 한 국가의 가장 소중한 자원이며 인재를 잘 발탁하여 잘 쓰는 기업, 국가, 사회가 성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변화의 코드를 읽어라
두려움;인간의동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