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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소설] 토지 김효린
2007/06/28 45979

토지
저자 : 박경리
출판사 : 이룸
토지

박경리 저
김효린

토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부터 내게 숙제같이 남아 있던 책이였다.언젠가는 꼭 읽고 말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 드디어 10년만에 목적을 달성하게 되었다.

'토지'는 내용도 길고 배경이 참 광범위하다. 구한말부터 해방 때까지 우리 민족이 살아온 다양한 삶의 모습이 압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토지'를 '한의 민족사'라고도 했고, 또 어떤 이는 '인간 사슬, 욕망의 서사시'라고도 표현했다. 난 토지를 '무엇이다' 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 민족의 한과 삶을 그려 놓은 것이라는 생각만은 분명하다.

'토지'는 최참판 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며나간다. 그러나 나는 그것보다 그 주변의 이야기와 주변의 인물들을 더욱 더 잊을 수 없다. 토지는 가난한 농민들의 끈질긴 생명력의 이야기이며 나라를 잃은 백성들과 자연 속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항상 한을 지니고 있고 비참한 운명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모습이야말로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서 세상을 바라보는 바른 태도와 나 자신의 이기심을 너른 관점으로 바꾸는 방법 등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토지의 인물들은 좌절과 갈등에 얽히고 설켜 살지만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이나 사랑은 잃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한 등장 인물들 중에서 내가 가장 애정이 가는 인물은 주갑이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가진 재산도 없고 동고동락할 가족도 없다. 그저 가진 것이라곤 언제라도 길게 뽑아낼 수 있는 시원한 목청과 지친 주위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낙천적 성격뿐이다. 그에게서 느끼는 또 하나의 매력은 자유분방한 인생관이다. 그는 '물'과 같이 맑고 순수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또 하나의 인물은 상의라는 고등학생이다. 상의는 여러 가지 갈등을 겪게 되는데, 그 당시는 전시였고 일본인 학생, 사감과의 갈등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이성적으로 그런 갈등을 모두 잘 이겨냈고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다. 나는 상의와 나 자신을 비교해 가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았고 내가 그처럼 될 수 있길 바랐다. 때로는 바른말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고 때로는 남에게 한없이 관대한 사람들, 이들이 너무나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을지라도 '토지'라는 소설을 잊을 수 없게 해준다.

박경리 님은 25년 동안 수많은 일을 겪으며 토지를 쓰셨다고 한다. '토지'가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이란 것을 감동적인 수많은 이야기로 충분히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토지'를 통해서 우리 민족은 어떤 역경이든 이겨내는 정신이 살아있는 민족이었음을 새삼 느끼며 앞으로 우리가 만날 미래에도 우리 민족만이 가진 정신력이 발휘되었으면 한다.
파페포포 안단테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